스릴러소설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장르입니다. 하지만 독자의 기대는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고, 단순한 반전이나 자극적인 사건만으로는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잘 팔리는 스릴러는 정교한 플롯, 인물 중심의 감정 서사, 사회적 메시지까지 갖춘 작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 글에서는 최신 스릴러 베스트셀러의 특징을 분석하고, 구조 설계, 인물 설정, 성공 포인트를 단계별로 정리해 신인 작가부터 중견 작가까지 모두에게 실질적인 집필 전략을 제시합니다.
1. 요즘 독자들이 열광하는 스릴러의 구조
과거 스릴러가 단순히 ‘사건 중심’이었다면, 요즘 스릴러는 인물 중심의 구조와 심리 흐름에 초점을 맞춘 플롯이 트렌드입니다. 이는 단순히 범인을 밝히는 수준을 넘어,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인물의 내면에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중점을 둡니다.
- 복선 중심의 서사 구조: 초반에는 평범해 보이는 설정이지만, 중반 이후 복선들이 회수되며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결말은 **“이럴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는 반응을 유도해야 합니다.
- 다층적 시간 구성: 현재 사건과 과거 사건을 병렬적으로 전개하거나, 특정 인물의 회상과 내면 독백을 통해 서사를 입체적으로 만듭니다. 이 구성은 플롯 자체의 밀도를 높이며, 독자의 집중력과 사고력을 자극합니다.
- 심리 서스펜스 중심 전개: 물리적 사건보다 인물 간의 관계 속에 감춰진 진실, 감정의 균열, 불안정한 심리 변화가 핵심입니다. 갈등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하며, 독자는 사건보다는 감정의 흐름에 몰입하게 됩니다.
예시:
『나를 찾아줘(Gone Girl)』는 단순한 실종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남녀 주인공의 시점 교차를 통해 독자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구조를 택합니다. 『비밀』은 한 가족의 사고 이후 얽히는 감정과 비밀이 시간차를 두고 드러나며 서서히 긴장을 고조시킵니다.
이러한 구조는 플롯만으로 승부하지 않고, 감정과 시점의 전략적 배치를 통해 몰입감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2. ‘팔리는 캐릭터’는 무엇이 다른가
2020년대 스릴러 독자들은 선악이 명확한 캐릭터보다,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을 선호합니다. 특히 캐릭터의 심리 상태, 내면의 결핍, 도덕적 회색 지대가 서사 중심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심리 묘사의 깊이: 사건에 반응하는 인물이 아니라, 사건을 유발하거나 견디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묘사가 중요합니다. 캐릭터의 트라우마, 욕망, 죄책감 등이 드러날수록 현실성과 몰입감이 증가합니다.
- 반전 가능한 인물성: 독자의 예상을 깨는 인물 설정은 흥미를 유발합니다. 처음엔 평범해 보였지만, 후반에 가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이중성 캐릭터는 스릴러에서 자주 쓰이며 강력한 몰입 요소가 됩니다.
- 관계 중심의 긴장감: 인물 간의 관계, 특히 신뢰와 배신, 감정의 균열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핵심 장치입니다. 특히 가족, 연인, 친구 관계를 활용한 스릴러는 독자에게 더 깊은 감정 몰입을 유도합니다.
예시:
『종의 기원』은 주인공의 도덕적 이중성과 왜곡된 정의감이 서사를 이끌며, 『28』은 전염병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인물 간의 불신과 선택이 주요한 긴장 요소로 작용합니다. 『푸시』는 모성과 여성 내면의 심리를 끝까지 추적하며 극도의 불편함과 몰입을 동시에 끌어냅니다.
결국 **“이 인물이라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를 독자가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어야 강한 캐릭터가 됩니다. 감정선 없이 단순한 사건에 휘말리는 캐릭터는 요즘 독자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베스트셀러 스릴러소설의 전략과 공통점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스릴러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 전략이 발견됩니다.
- 사회적 이슈와의 연결: 단순한 개인 사건이 아닌, 사회적 맥락(가정 폭력, 성차별, 의료 시스템, 심리 질환 등)을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독자의 공감과 문제의식을 자극합니다.
- 감정 설계 기반의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는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감정이 최고조에 달한 순간입니다. 사건의 충격보다 인물의 내면이 폭발하는 장면이 더 큰 임팩트를 남깁니다.
- 현실 가능한 이야기의 리얼리티: 일어날 법한 사건, 혹은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 구성은 독자의 몰입을 높입니다.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설정은 스릴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리얼리티와 상상력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성공 사례:
- 『7년의 밤』 – 정유정
복수와 죄책감, 가족의 비극이라는 정서적 주제를 깊이 있게 풀어내며 심리적 서스펜스를 완성했습니다. - 『거짓말이 너무 많아서』 – M.T. 에드바르손
평범한 가족의 거짓말이 사회적 비극으로 연결되는 구조. 감정선과 현실감이 핵심 포인트였습니다. - 『푸시』 – 애슐리 오드레인
모성이라는 주제를 기존 관념에서 탈피하여 섬세하고 도발적으로 풀어내며 강한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스릴러는 더 이상 ‘누가 죽였는가’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 일이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가’를 질문하게 만드는 구조가 중심입니다.
요즘 잘 팔리는 스릴러는 단순한 ‘범죄 이야기’가 아닙니다. 구조적 정교함, 심리적 설득력, 인물의 입체성, 그리고 사회적 감수성을 결합한 종합 예술입니다. 신인 작가라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 시간과 시점을 교차시켜 독자의 추론력을 자극하라.
- 설득력 있는 인물을 설계하고, 그들의 감정선이 주제를 이끌게 하라.
- 이야기 속에 ‘내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리얼리티를 녹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이 가장 몰입해서 쓴 이야기가 독자도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플롯을 넘어 감정으로 연결되는 스릴러, 그 중심에 당신의 작가적 관점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