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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s 해외 스릴러소설 (집필 노하우, 전개방식, 캐릭터 차이)

by happy stella 2025. 9. 25.

스릴러소설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소비되는 장르이지만, 각국의 문화와 문학 전통에 따라 그 특징과 전략이 크게 다릅니다. 한국과 해외(미국, 유럽, 일본 등) 스릴러소설은 전개 방식, 인물 설정, 집필 접근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이는 독자의 몰입 방식과 장르 소비 형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스릴러소설과 해외 스릴러소설의 구조적, 심리적, 문화적 차이를 비교하고, 스릴러를 집필하려는 작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이 ‘국내형 스릴러’인지, ‘글로벌형 스릴러’인지 점검해 보세요.

 

 

1. 집필 노하우의 차이: 감정 몰입 vs 논리 구조 중심

한국 스릴러와 해외 스릴러의 집필 전략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한국 작가들은 독자의 감정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해외 작가들은 설정과 논리 구조를 먼저 설계한 후 인물을 그 안에 배치합니다. 이 차이는 플롯 구성, 인물 중심성, 독자 유도 방식 등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한국형 집필법은 먼저 이야기할 메시지와 정서를 잡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복수의 정당성은 어디까지인가’ 같은 테마를 중심에 두고, 이 감정선에 따라 사건과 인물을 구성해 나갑니다. 정유정, 김영하, 손원평 작가 등이 이 방식을 택합니다.

해외형 집필법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서 출발합니다. 기획 중심의 집필, 즉 사건의 구조, 서스펜스 구성, 반전 포인트 등을 먼저 짠 뒤 그 안에 인물을 넣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작가는 길리언 플린, 토마스 해리스, 아가사 크리스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은 문화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한국 독자들은 심리묘사와 인간 내면의 변화에 몰입하고, 정서적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글에 반응합니다. 반면 해외 독자들은 플롯의 탄탄함, 예상치 못한 전개, 지적 추론의 재미를 더 중시합니다.

예를 들어, 『종의 기원』은 인간의 본성과 폭력성에 대한 감정적 탐구가 중심이며, 『Gone Girl』은 독자의 추론을 유도하며 정보를 교묘히 숨기는 서사 트릭이 핵심입니다.

이처럼 한국은 감정으로 설계하고, 해외는 구조로 설계하는 집필 방식을 택합니다. 작가로서 이 차이를 이해하고 글쓰기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전개방식의 차이: 느린 축적형 vs 빠른 전환형

전개 방식은 독자의 몰입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 스릴러는 감정선의 축적을 통해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해외 스릴러는 빠른 리듬과 반복적인 트위스트로 독자의 예측을 계속해서 뒤엎는 방식을 택합니다.

한국형 스릴러 전개는 초기 1/3은 인물 소개와 배경 설명에 집중하며, 갈등과 사건의 발생은 비교적 늦게 이루어집니다. 이는 감정 몰입을 위한 시간이며,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후 중반부터는 빠르게 전개되며, 종종 결말은 감정적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마무리됩니다.

해외형 스릴러 전개는 도입부부터 강한 후킹(hooking)을 사용해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챕터 말마다 클리프행어(cliffhanger)를 배치하고, 반전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부여합니다. 특히 미스터리 요소와 플롯의 비대칭 구조(독자는 알고, 주인공은 모르는 혹은 그 반대)를 적극 활용합니다.

예시 비교: 『7년의 밤』은 한 사건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감정과 복수를 중심으로 천천히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전개를 택합니다. 『The Girl on the Train』은 주인공이 기억을 상실한 상태에서 퍼즐처럼 진실을 맞춰가는 전개로, 매 챕터가 짧고 빠르게 진행됩니다.

또한, 해외 스릴러는 다중 시점, 회상 구조, 일기 형식 등 서술 방식의 실험을 통해 플롯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능합니다. 한국은 비교적 전통적인 3막 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전개 방식의 차이는 글의 분위기, 속도감, 긴장 유지 방식 모두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인 작가라면,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긴장감의 방식이 한국형인지, 해외형인지 먼저 점검해야 효과적인 구조 설계가 가능합니다.

 

 

3. 캐릭터 차이: 정서적 몰입 vs 기능적 개성

스릴러에서 인물은 단순히 이야기 속 존재가 아닌, 긴장의 중심축이며,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한국과 해외 스릴러는 인물의 구성 방식, 배경 설정, 정체성 설계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형 인물 구성은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 감정선이 드러나는 인물,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입니다. 특히 가족 문제, 사회 문제와 얽힌 개인이 주를 이룹니다. 주인공은 완벽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애매한 선택을 하기도 하며, 성장하거나 무너지며 서사를 완성합니다.

예: 『28』의 주인공은 재난 상황에서 갈등과 인간성을 동시에 겪으며 성장합니다.

해외형 인물 구성은 상징적이거나 개성적인 설정이 많고, 인물의 기능성이 강조됩니다. 주인공은 탐정, 형사, 정신병자, 피해자, 또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 등 명확한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화자’, 다중인격자, 심리불안정자 등의 캐릭터는 서사 자체의 반전을 이끄는 핵심 장치로 자주 활용됩니다.

예: 『Fight Club』의 주인공은 이중인격이며, 『Gone Girl』의 에이미는 극단적 조작자로 독자를 완벽히 속입니다.

이처럼 한국은 공감 가능한 인간성, 해외는 비현실적이지만 상징적인 개성을 인물에 부여합니다. 또한, 한국은 ‘내가 저 인물이라면 어땠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글쓰기, 해외는 ‘저 인물은 왜 저렇게 행동했을까’를 분석하게 만드는 글쓰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가로서 캐릭터를 설계할 때는, 감정에 몰입하게 할 것인가? 긴장감을 유발할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 라는 선택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이는 작품 전체의 서사와 분위기를 결정짓습니다.

 

 

결론: ‘어디에 팔 것인가’에 따라 글쓰기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과 해외 스릴러는 출발점, 전개, 캐릭터 설계 모두 다르지만, 어느 쪽이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어디에 위치시키고 싶은지에 따라 글쓰기 전략은 달라져야 합니다.

국내 출판 / 웹소설 플랫폼에 맞춘다면 감정선, 몰입감, 한국적 정서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해외식 구조의 ‘틀’을 차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 번역 / 수출 / 아마존 전자책을 고려한다면, 구조적 기획과 긴장감 중심의 전개 방식, 다중 시점 구성 등을 활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세계의 장점을 흡수해 융합하는 것입니다.

  • 한국의 감정, 사회성, 정서적 깊이
  • 해외의 구조, 플롯 설계, 캐릭터 기능성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조화시킨다면, 당신의 스릴러는 ‘한국에서도, 해외에서도 통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 작품, 그 첫 문장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요?